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우주 비밀 파일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툰베리와 위기의 행성 = 마이클 파트 지음, 김연정 옮김.
최연소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거물로 우뚝선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전기다.
2003년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연극배우인 아버지와 오페라 가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툰베리는 8세 때 학교에서 지구온난화로 생긴 플라스틱 쓰레기 섬과 빙하가 녹아 굶주리게 된 북극곰의 영상을 본 뒤 말하고 먹는 것도 거부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11세가 되자 기후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부모나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었지만, 친구들한테는 따돌림을 당하기 일쑤였고 어른들은 기후변화의 문제에 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 세상이 미워졌다. 이로 인해 툰베리에게는 강박 장애와 '선택적 함구증'이 찾아왔다.
도서관에서 혼자 기후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툰베리는 아버지의 증조할머니의 사촌인 100년 전의 화학자이며 지구온난화를 최초로 예언했던 스반테 아레니우스를 알게 되고 삶의 목표를 '기후 운동'으로 정한다.
15세이던 2018년 툰베리는 스웨덴 의사당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한다. 그의 운동에 가장 먼저 동참한 것은 부모였다. 아버지는 엄격한 채식주의자가 됐고 어머니는 해외공연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지구환경을 생각해 더는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했다.
마침내 시민들도 뜻을 함께하며 툰베리의 연설을 경청했고 1인 시위 종료 후 결성된 청소년 환경운동 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 주도로 세계 24개국 1만7천여명의 학생이 학교 파업에 동참한다.
그 이후 2019년 1월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고 일갈한 '다보스 포럼' 연설을 계기로 툰베리는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한다.
책은 2019년 8월 중순 영국 플리머스 항을 출발한 툰베리가 '무탄소' 대서양 횡단 항해 끝에 한달여 만에 뉴욕에 도착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것으로 끝난다.
1시간 앞서 "우리도 '나무 1조 그루 심기'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툰베리는 소리쳤다.
"아니요, 나무 심기로는 불충분합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당장 멈춰야 해요. 우리들 집이 불타고 있는데, 여러분의 무대책이 불난 집에 시시각각 부채 질이나 하고 있지 않나요?"
굿모닝미디어. 196쪽. 1만3천원.
▲ 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 = 신규진 지음.
인류 과학사의 발전을 이끈 28명의 과학자와 그들의 업적을 쉽고 재미있게 풀이한다. 과학자의 일생에 담긴 흥미로운 일화들을 많이 소개하면서도 과학 개념과 원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빠트리지 않는다.
책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는 첫 번째로 등장하는 영국의 로버트 훅처럼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과학자도 적지 않다. 뉴턴과 비슷한 시대에 살았던 훅은 용수철처럼 탄성이 있는 물체가 외부 힘의 작용에 의해 늘어나거나 줄어들었을 때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려는 복원력(F)의 크기와 변형(x)의 관계를 나타내는 '훅의 법칙'을 발견하고 현미경 제작, 세포 발견, 진공 실험, 망원경 제작, 기상학, 광학, 운동 역학, 화석학, 인지심리학, 건축학 등 여러 방면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중력의 법칙을 둘러싸고 그와 불화를 빚었던 뉴턴이 훅의 사후 영국 왕립학회 회장이 되고서는 그의 논문과 원고를 모조리 불태우고 걸려 있던 초상화마저 없애버렸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원자폭탄 제조를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으면서도 '폭탄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얻게 된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물리학자 리제 마이트너도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마이트너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도출된 'E = mc²'을 이용해 우라늄 원자 1개가 분열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약 2억전자볼트(eV)인 것으로 계산했고 이는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이론적 기여를 했다. 그러나 마이트너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궁핍하고 고독한 생활을 해야 했고 그의 학문적 진가를 알아본 학자들의 제보로 원자폭탄에 기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무명의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 밖에 갈릴레이, 뉴턴, 다윈, 파스퇴르, 아인슈타인과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생각의길. 416쪽. 2만2천원.
▲ 우주 비밀 파일 = 스티븐 그리어 지음, 박병오 옮김.
미확인비행물체(UFO)와 외계존재, 첨단 우주기술, 행성 간 문명 교류에 관해 연구해온 저자가 정부, 군대, 정보기관, 군산복합체 등에 소속됐던 목격자 및 내부고발자 800명에 대한 인터뷰 등을 토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UFO가 존재하고 외계 존재와 인류가 조우했음을 밝힌다.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중 한 명인 고든 쿠퍼, 아폴로호 우주비행사 에드거 미첼, 영국 국방부 장관을 지낸 힐 노튼 경과 같은 중요 인물 33명의 실명 증언을 담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음모론이나 SF와는 차원이 다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립정찰국(NRO) 등의 기밀 서류와 역대 미국, 소련의 대통령, 정보기관 책임자 등의 발언도 인용한다.
책에 나오는 여러 사례와 증언, 기록들은 진보한 외계문명이 우리를 찾고 있으며 UFO와 외계존재 문제는 미국 및 여러 국가에서 '비밀 특수 인가 프로젝트'로 은폐돼 왔을 뿐만 아니라 이 프로젝트들은 법의 감시와 통제를 벗어나 있었음을 말해 준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또 일부 정보기관이 '외계비행선'이라고 부르는 외계에서 기원한 진보적 우주선들이 이르면 1930년대부터 격추돼 수거됐고, 이들에 대한 연구와 그 이전부터 이뤄진 기술 혁신의 결과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핵발전을 하지 않고도 생산할 수 있는 '프리 에너지' 기술이 개발됐으나 이로 인해 손해를 입게 될 기업과 정치 권력에 의해 사장되고 말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느린걸음. 456쪽. 3만원.
cwhy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6/23 08:46 송고
June 23, 2020 at 06:4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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